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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이버매트릭스를 처음 시작한다면: FanGraphs 가이드

FanGraphs는 미국 야구 분석의 대표적인 사이트입니다. 이번 글에서는 FanGraphs가 직접 소개한 ‘세이버매트릭스 입문 가이드’를 번역/해설합니다.

왜 세이버메트릭스인가?

야구를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시도, 그것이 바로입니다.

수십 년 동안 우리는 홈런, 타점, 타율, 승수, 평균자책점 같은 기본적인 기록들에 의존해 선수의 가치를 판단해왔습니다. 하지만 정보의 수집과 공유가 쉬워지면서, 일부 팀과 분석가들은 조금 더 추적하기 어렵더라도 선수의 진짜 실력과 퍼포먼스를 더 정확히 반영하는 새로운 지표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.

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입니다.
볼넷은 타자에게 있어 긍정적인 결과입니다. 물론 안타보다는 덜 가치있지만, 아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.
그런데 타율은 볼넷을 완전히 무시합니다. 즉, 타율만 가지고는 선수가 얼마나 자주 아웃을 피했는지라는 중요한 정보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.

게다가 타율이나 출루율 모두, 각 출루 방식의 가치를 동일하게 취급합니다.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죠 — 2루타, 3루타, 홈런 같은 장타가 단순한 단타나 볼넷보다 훨씬 더 많은 점수를 만들어낸다는 것을요.

따라서 우리는 타자의 출루 능력뿐 아니라, 어떤 방식으로 출루했는지까지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.
세이버매트릭스의 핵심은 바로 그 모든 정보를 가능한 한 많이, 그리고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입니다.

세이버매트릭스 기본

야구 팬들이 세이버매트릭스에 처음 관심을 가질 때 가장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는 바로 이겁니다.

“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요?”

FanGraphs에는 수백 가지의 야구 통계가 제공되고 있지만, 사실 그중에서 단 네 가지 개념만 제대로 이해해도 대부분의 세이버매트릭스를 해석할 수 있는 기반이 잡힙니다.

이제 막 야구 통계에 입문하려는 분들을 위해, 오늘은 그 네 가지 핵심 통계를 소개하려 합니다.

wOBA

세이버매트릭스를 이해하는데 wOBA(가중출루율) 는 핵심 중의 핵심입니다.
이 개념만 제대로 이해하면, FanGraphs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스탯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셈이죠.

🔍 wOBA란?

wOBA(Weighted On-Base Average) 는 타자의 공격력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탯입니다.
겉으로 보기엔 출루율(OBP)처럼 보이지만, 그 안에는 단타, 장타, 볼넷, 몸에 맞는 공, 희생플라이 등
다양한 공격 행위를 실제 득점 기여도에 따라 가중치를 두고 계산합니다.

⚾ 전통 스탯의 한계
  • 타율은 볼넷이나 몸에 맞는 공 같은 긍정적인 결과를 아예 무시합니다.
  • 출루율은 출루 자체를 평가하지만, 단타와 홈런을 같은 한 번의 출루로 본다는 한계가 있죠.
  • 장타율은 장타력을 측정하지만, 2루타가 꼭 1루타의 두 배는 아니라는 점을 반영하지 못합니다.
  • OPS는 OBP + SLG의 단순 합이기 때문에, OBP보다 SLG 쪽에 가중치가 더 많이 실리는 왜곡이 있습니다.
✅ wOBA의 장점
  1. 모든 공격 결과를 고려
    • 볼넷, 몸에 맞는 공, 단타, 2루타, 3루타, 홈런 등 다양한 플레이를 모두 반영합니다.
  2. 득점 기여도 기반 가중치
    • 각 행동이 실제로 몇 점의 기대 득점을 만들었는지 바탕으로 가중치를 부여합니다.
📐 예시 공식 (2014 시즌 기준)

wOBA = (0.689×uBB + 0.722×HBP + 0.892×1B + 1.283×2B + 1.635×3B +
2.135×HR) / (AB + BB – IBB + SF + HBP)

  • 리그 평균 wOBA는 당시 .310으로, 일반 출루율과 비슷한 수치로 맞춰져 있어 해석이 쉽습니다.
  • 예를 들어, 단타는 2루타의 절반이 아닌 약 70% 정도의 가치로 측정됩니다.
💡 wOBA가 중요한 이유

RBI, 타율, OPS보다도 wOBA는 ‘실제 득점 생산력’을 더 잘 반영합니다.
OPS보다 해석이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, 선수의 공격적 영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면 이 스탯만한 게 없습니다.

wRC+

wRC+ (Weighted Runs Created Plus) 는 wOBA를 기반으로 발전시킨 스탯입니다.
단순히 얼마나 잘 쳤는지를 넘어서, “언제”, “어디서”, “누구보다” 잘 쳤는가를 함께 고려하죠.


⚾ wRC+란?
  • wOBA 기반의 공격력 측정 지표입니다.
  • 하지만 두 가지 중요한 보정이 추가됩니다:
    1. 구장 효과(Park Effects)
    2. 리그 평균(League Average)

🌡️ 왜 보정이 필요할까?
  • 예: 콜로라도 vs 샌프란시스코
    • 콜로라도에서 홈런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다 더 쉽게 나옵니다.
    • 같은 기록이라도 구장에 따라 가치는 달라집니다.
  • 예: 2000년 vs 2014년
    • 2000년 리그 평균 wOBA는 .341,
      2014년은 .310으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.
    • 즉, 30홈런의 가치도 시대에 따라 달라집니다.
🧠 wRC+의 원리
  • 구장 보정(Park Adjustment)
    홈 구장 때문에 기록이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구장의 득점 환경을 고려해 수치를 조정합니다.
  • 리그 평균 보정(League Adjustment)
    리그 전체의 공격 환경이 어떤지를 기준 삼아 선수의 성과를 상대적으로 평가합니다.
📊 해석 방법
  • 리그 평균은 wRC+ = 100
  • 수치가 높을수록 리그 평균 대비 우수한 타자
    • wRC+ 120 → 리그 평균보다 20% 더 좋은 성과
    • wRC+ 85 → 평균보다 15% 낮은 성과

즉, 단순한 누적 기록이 아니라 시대/환경/상대성을 반영한 비교 가능한 스탯입니다.

💡 왜 중요한가?
  • wOBA만으로는 같은 수치라도 시대별/구장별 의미가 달라 정확한 비교가 어렵습니다.
  • wRC+는 시대 초월 비교 가능성을 제공합니다.
  • 예전 스타들과 현재 선수들을 비교할 때 wRC+만큼 유용한 지표는 드뭅니다.
🔗 참고 링크

DIPS와 BABIP

야구는 운과 실력, 과정과 결과가 뒤섞인 스포츠입니다.
그 안에서 “누가 얼마나 잘했는가”를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죠.
이번 글에서는 이 혼란을 줄여주는 두 개념, DIPS와 BABIP을 소개합니다.

🎯 DIPS: 수비와 상관없는 투수 평가
  • DIPS는 투수가 수비 도움 없이 얼마나 잘했는가를 보려는 개념입니다.
  • 대표적인 지표로는 FIP (Fielding Independent Pitching) 이 있습니다.
  • 왜 필요할까요?

🧪 예시:
투수가 잘 던졌지만 내야수 실책으로 안타 → ERA는 상승
그럼 투수가 못한 걸까요? 아닙니다. 이건 수비의 문제입니다.
→ FIP는 삼진, 볼넷, 홈런 등 투수 본인의 통제 영역만 계산합니다.

🧲 BABIP: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
  • BABIP는 타구가 수비수 맞지 않고 인플레이된 타구가 안타가 될 확률입니다.
  • 타자와 투수 모두에게 적용되지만,
    • 타자는 BABIP 실력 차이가 큼 (강한 타구, 스피드, 라인드라이브 등)
    • 투수는 BABIP 영향력이 작음 (운이나 수비에 더 좌우됨)
🤔 왜 중요한가?
  • 1~2개월 성적이 우연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.
    어떤 타자가 6주 동안 .350 BABIP를 찍었다고 해서
    그가 갑자기 스타 플레이어가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.
  • 반대로 잘 쳤는데 운이 없어서 낮은 성적이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.
    → 과정과 결과를 분리해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.
🧠 과정 vs 결과
  • 타자가 하루 0안타를 쳐도
    모든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였다면 사실 좋은 경기일 수 있습니다.
  • 반대로 3안타를 쳤어도
    약한 내야 땅볼이 내야 안타가 된 경우라면 결과만큼 잘한 건 아닐 수도 있죠.

DIPS와 BABIP는 이런 차이를 밝혀주는 지표입니다.
**”결과만으로 판단하지 말고, 과정도 보자”**는 세이버매트릭스의 철학이죠.

📌 정리하면:
개념설명주요 포인트
DIPS수비 무관 투수 지표FIP로 대표됨
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운/수비의 영향을 측정
🔗 참고 자료

득점과 승리

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?
**”이기는 것”**입니다.
경기에서 이기려면 **상대보다 더 많은 점수(Runs)**를 내야 하죠.
그리고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, 더 많은 **승리(Wins)**를 쌓아야 합니다.

⚾ 승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?
  • 득점(Runs) 은 경기 단위에서의 화폐
  • 승리(Wins) 는 시즌 단위의 궁극적인 화폐

결국, 선수의 모든 기여는 득점이나 실점 억제에 연결됩니다.
그래서 세이버매트릭스는 모든 것을 **”몇 점을 더하거나 막았는가”**로 표현합니다.

💬 “득점 언어”로 말하기
  • “그 타자는 평균보다 30점을 더 올려줬다”
  • “그 수비수는 같은 포지션 평균보다 8점을 더 막았다”
  • “이 투수는 시즌 동안 팀에 50점 어치 기여를 했다”

이런 식의 표현은 처음엔 어색하지만,
곧 팀 승리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.

📐 득점 → 승리로 환산
  • 약 9~10점 = 승리 1개에 해당
    (예: 10점 더 기여하면 1승 더 추가된다고 가정)
  • 평균적인 선수가 한 시즌 동안 20점 기여
    → 약 2승의 가치
  • 완전한 평균 팀 = 81승 81패, 득점과 실점이 같음
    → 이 팀에 10점을 추가하면 82승 80패가 될 것

이처럼 세이버매트릭스는 **”선수 개인이 몇 승을 더해줬는가”**를
정량적으로 계산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.

세이버매트릭스는 수많은 숫자와 약어로 가득하지만,
오늘 소개한 네 가지 개념만 이해해도
야구를 전혀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.

wOBAwRC+는 타자의 공격력을 더 정확히 보고,
BABIPDIPS는 운과 실력을 구분해주며,
Runs & Wins는 결국 모든 평가가 승리를 위한 기여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줍니다.

복잡해 보이지만, 핵심은 단순합니다.
“실제로 경기를 이기게 만든 선수는 누구인가?”
그 질문에 더 정직하게 답하려는 노력이 바로 세이버매트릭스입니다.

앞으로는 OPS나 타율만 보지 말고,
wOBA와 wRC+, BABIP 같은 지표도 함께 살펴보며
진짜 실력자들을 알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.


코멘트

“세이버매트릭스를 처음 시작한다면: FanGraphs 가이드” 에 하나의 답글

  1. […] 지난 글에서는 세이버매트릭스의 기본 개념들을 소개하며, 우리가 야구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어떤 지표들이 필요한지 살펴봤습니다. 특히 wOBA와 wRC+는 타자의 진짜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지표였고, BABIP와 DIPS는 운과 수비를 분리해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. […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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